난 브람스가 좋다. 낭만인가. 내 기억속의 엄마는 클래식 음악을 그리 즐겨듣지는 않았는데, 엄마가 브람스가 좋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왜 그랬을까. 프랑스와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영화를 기억했기 때문에 괜히 한번 아는 척 해 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여하간 브람스의 교향곡, 독일레퀴엠과 Sextet을 주로 듣는데 오늘은 3번 교향곡을 듣고 있다. 지난 며칠은 레퀴엠에 빠져있었고.. 브람스의 교향곡은 어지간한 심포니 연주를 듣다보면 한 두번씩은 만나게 된다. 주로 듣게 되는 것이 1번과 4번이긴 하지만..

 

교향곡을 많이 듣는 사람들이 귀가 트여야 듣는다는 말러는 별로 감흥이 없는데 비해서, 브람스는 귀와 가슴이 동하는 음악이다.

 

교향곡 3번 3악장. 누구나 다 한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주 흔한 선율, 늙은 세대는 사강의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영화를 떠올릴 것이고, 젊은 세대는 노다메칸타빌레를 떠올릴테지만.. 여러 곳에 삽입되었던 그 곡은 좋은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연주하면 선율이, 현이 춤을 추듯 긴장되면서도 미끄러지는 음을 들려준다.

 

아름다운 음악. 말하지 못한 열정과 에너지, 갈등... 오늘도 역시 음악이 내 말을 대신한다. 누가 알아들을까. 나는 거문고를 타지 않지만, 내가 이 음악을 들을 때... 내 감상을 알 만한 사람이 세상에는 있는 것일까. 아니다. 이제는 그냥 이런 음악을 작곡한 사람, 그것을 연주한 오케스트라가 있고 내가 들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마음을 씻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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