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음반을 샀다. 러시아 로망스.. 내가 이 것을 산 것은 순전히 푸시킨의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라는 시에 곡을 붙인 것이 수록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씨디를 사니, 물론 가사는 없는 첼로 연주곡이지만 다른 곳이 하나 들어왔다. 그 곡은 빛나라 빛나라 나의 별이여.. 라는 곡이다. 그리고 씨디 해설집에 친절하게 다들 번역되어 있는 그 가사들 중 '나 홀로 길을 가네'라는 유명한 곡의 가사가 눈에 뜨인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 내가 창조할 수 없다면 아는 걸로 표현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 그렇지만 나는 침묵을 무기로, 방패로 삼았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어려워.. 이 시를 보며 마음을 투영해본다.
나 홀로 길을 가네
안개속에서 돌길은 반짝인다
밤은 고요하고, 황야는 신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별은 다른 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별은 다른 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하늘의 모든 것들은 장엄하고 놀랍다
땅은 푸른 빛 안에서 잠들어 있다
나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내가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무엇을 아쉬워하고 있는 것인가
내가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무엇을 아쉬워하고 있는 것인가
나는 이미 삶에서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게 되었고
과거의 어떤 것도 아쉬워하지 않는다
나는 위안과 평화를 갈구하고 있다
모든 것을 잊고 잠들었으면
모든 것을 잊고 잠들었으면 한다
그러나 무덤의 차가운 꿈이 아닌
영원히 잠들고 싶다
가슴속에서 삶의 에너지가 전율하듯이
숨쉬며, 가슴이 고요하게 부풀어오르듯이
숨쉬며, 가슴이 고요하게 부풀어오르듯이 말이다.
밤낮으로 나의 청각을 애무하며,
달콤한 목소리가 사랑에 대해 나에게 노래를 부르도록,
내 위에서 영원히 시들지 않는 푸른빛을 발하며
검은 참나무가 기울어져 소리를 내도록
검은 참나무가 기울어져 소리를 내도록 말이다.
안식은.. 내게 오기 전에 나에게 많이 사랑할 기회를 주었으면, 그래서 삶을 충실히 살아가면서 죽음에 가까이갈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세상에 이상한 일 투성이.. 기대하지 않았던 일들이 점점 많아지는구나.. 견디고, 이겨내고.. 나 스스로 전투적 의지를 불태우며 그리 살아갈 수 있을려나.. 약하지 않고, 튼튼하게. 언젠가 깊은 숨을 쉬면 그 속에 땅의 에너지가 내게 스며들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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