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그림을 언제부터 좋아했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키즈에서 별명으로 '월하 정인'을 쓴 때는 1998년이나 99년 무렵이니 이 그림의 설레임과 달빛의 에로스에 꽂힌 것이 무척이나 오래 되었음에 틀림없다.
달빛은 처연하고, 더구나 그믐달이 되면 어스름퍼지는 푸른 달빛이 사람마음을 녹여내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달은 여자로 상징되고, 음이고.. 이런 연결을 지어내지 않더라도..
여하간 설레는 여자의 발걸음은 이미 남자를 향해 있고, 전후 좌우 상황이 정지되어 있는 그림에 이미 꽉 차 있는 듯, 상상을 자극하기도 하여 이 그림이 그리 좋더니..
어느날인가.. 골목길에서 이런 달빛의 기운을 느낀 적이 있다.
그림의 글을 보라.. 달은 깊어 삼경인데,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안다..
어쩐지 골목길을 걸어가는데 이 그림 생각이 났다. 그 이후.. 달만 보면 기분이 애틋하다. 이 그림이 마치 나의 그림인양 (안타깝게도, 내가 한복을 입으면 저런 야사스러운 선은 안 나올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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