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대지의꿈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복지 > 사회문제 > 인권문제
지은이 장 지글러 (갈라파고스, 2010년)
상세보기

쟝 지글러의 책은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된 '시크릿가든'에서 우리 주원이가 꼼꼼하게 읽고 있던 책,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가 소개된 바 있다. 이 책은 여러군데에서 우수 도서로 선정되어, 제법 팔린 책이다. 

쟝 지글러는 유엔인권위원회(지금은 인권이사회가 된 옛날 기구) 의 식량권(right to food)담당 특별보고관으로 임명되어 활동하면서, 개인의 권리로서 식량에 대한 권리에 대한 연구, 조사, 국가 방문을 통해 한 국가 내 사람들의 식량권을 보장하는 것이 잘 되지 않는 이유, 한편으로 식량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의 이면에 있는 얘기들을 풀어내었다. 이 책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얘기하는 톤을 취하고 있고, 짧은 글로서 구성되어 있어 언뜻 어렵지 않으나 그 뒤에 숨겨진 주장, 논리는 결코 간단치 않은 것들이다. 

그 후 빼앗긴 대지의 꿈은 더욱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바로 '기억'과 '미래'의 문제이다. 서구는 제국주의의 기억을쉽게 잊었고, 그 망각은 인종차별적이다. 바로 유태인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안다. 여하간 노예무역을 통해 국가의 지도자로 올라간 사람들의 자손대대 후손들이 유럽 사회의 지도자가 되고, 그들의 이름이 아름다운 프랑스 보르도 거리 이름곳곳에 남아 있고.. 그런 무심함을 드러내는 통에, 

노예무역의 피해자가 되고, 식민지배를 당하고, 인종차별을 당하고 했던 제 3세계 사람들의 기억과 상처가 더욱 썩어 문드러지는 통에, 규범적 차원에서 인권의 발전을 논하는 국제사회의 장이 국제정치 현실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그리고, 그 문제점들이 첨예하게 드러나는 국가의 사례로서 나이지리아가 등장하고, 그에 대한 해결, 혹은 희망의 전초를 보여주는 국가로서 볼리비아가 등장한다. 그의 볼리비아에 대한 설명을 듣노라면 볼리비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의 인디언식 대통령 취임식 묘사는 그야 말로 눈물을 자아낸다. 그의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보통, 이미 세계화되어있고 자본과 세계은행, IMF가 결탁하고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한 국가의 권한을 지배해버리고 마는 현 상황에서 쉽게 낙담하곤 하는데, 과연 볼리비아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글러의 책 속에는 국제 인권, 외교계의 면면, 일이 이루어지는 방식과 아름답고 거대하나 언제나 공허한 언어로 들리는 아름다운 인류의 지향이 실제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속칭 세계 정부로 일하는 유엔이 얼마나 균형을 상실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나는 우리 사회에서는, 이렇게 국제인권에 대한 이해가 그저 맹아의 단계에 불과한 상황에서는 냉정하고 현실적인 이해의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영희 평전  (0) 2011.01.20
문학의 숲을 거닐다-장영희  (0) 2009.05.22
이 세상 끝에 사랑이 있다 하여-황경신  (0) 2009.05.18
한밤으로-황동규  (0) 2009.05.18
문의마을에 가서-고은(05년)  (0) 2009.05.14
김삼웅 선생의 리영희 평전이 얼마전 출간되었다. 책이 완성되고 며칠 후 리영희 선생이 돌아가셨다. 

우리 세대는 리영희의 그늘에서 벗어난 세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와 그의 사상적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 그나마 조금 이루어냈던 민주화 속에서 그 옛날이면 빨간 책이라고 나오지 않았을 책들을 그냥 읽을 수 있었던 세대이고, 소련이 해체된 후 탈현대 혹은 탈근대 등등의 얘기와 오렌지의 얘기가 횡행하던 시절에 대학을 다녔으니. 

그런데, 이제 나이들어 그 책을 보면 매우 새삼스럽다. 사상적 차이, 이념의 차이, 혹은 정치적 입장의 차이는 막론하고 그의 태도에서 가장 높이 사는 것은 원전을 대하고 증거를 들이미는 치밀함이다. 나 역시 공부하면서 해본 적 있지만, 수십년이 흐른 후 발표되는 미국 정부의 각종 기록들을 통해서 리영희가 많은 자료를 보고, 객관적이며 엄정하게 글을 쓰고 평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도, 논쟁을 하는 모든 사람, 언론인에게 특히 요구되는 자세일 것이다. 

며칠 전 나는 회사에서 'G20세대의 국제무대진출방안'을 내 보라는 문서를 보았는데, G20세대가 무엇인지 알 수도 없었다. 그래서 내지 않았다. 그런 용어를 선점하거나 용어를 만들어내어 사람들의 인식을 흐리는 일은 요즘 너무 많다. 내가 가장 비판적으로 보는 것은 '다문화사회'라는 용어이다. 그 용어는 정부가 만들어낸 용어로서, 이제 공식화되어 버렸다. 누구나 쓰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사회가 다문화사회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 다만 다인종 국가로 변모하는 가운데 있을 따름이지, 우리 사회는 철저한 동화정책을 펼 뿐이다. 그리고 이론적으로도 실제 다문화주의를 채택했던 캐나다나 호주의 사례를 통해 다문화주의에 반대하는 학자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아무튼 리영희는 공자말씀에 따라 모든 사물에게 정확한 이름을 붙이는 것이 바른 언론인의 자세라는 점을 항상 강조했다고 하니, 새삼 그 얘기가 눈에 들어온다. 

리영희처럼 출세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본인의 삶에 엄격하고 사회에 대해 지사적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요즘은 더욱 새삼스레 느끼고 있다. 더욱이 그때 리영희도 우리 민주화를 해치는 원흉이, 사상적 균형을 맞추지 못하도록, 이성적 토론이 불가능하게 하는 가장 큰 책임이 언론에 있다고 했다는데, 요즘은 그런 세태가 더욱 심각한 것 같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리영희평전시대를밝힌사상의은사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 정치가/법조인
지은이 김삼웅 (책보세, 2010년)
상세보기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빼앗긴 대지의 꿈, 쟝 지글러  (0) 2011.03.04
문학의 숲을 거닐다-장영희  (0) 2009.05.22
이 세상 끝에 사랑이 있다 하여-황경신  (0) 2009.05.18
한밤으로-황동규  (0) 2009.05.18
문의마을에 가서-고은(05년)  (0) 2009.05.14


문학의숲을거닐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장영희 (샘터사, 2005년)
상세보기


오늘은 비가 내렸다. 마치 장마가 시작된 것 처럼 많은 비가 내렸다.

오랜만에 교보문고에 들러 문학의 숲을 거닐다, 관상기도, 어루만지다라는 책 세권을 사고, 부활 1, 2집을 사고 싶었는데 없어서 이승철 라이브를 샀더니 돈을 버린 느낌이 들고, 베토벤의 현악곡집을 샀다.

 

장영희교수가 떠난지 며칠이 되었나. 조선일보를 문화면때문에 본다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참.. 이 에세이들을 조선일보에 연재했었다니, 여하간 암이 재발하기 전 3년간 조선일보에 게재한 문학작품과 일상을 엮어낸 에세이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한동안 장영희교수가 쓴 글 중에 인터넷 상에서 Lord Tennison의 In Memorium을 찾아 읽곤 했는데 아마도 그것은 내가 피천득이 좋아했던 시를 모은 책에서 '부서져라'라는 단어가 세번 반복되는 시의 번역 제일 마지막 부분을 좋아했던 기억, 또 사랑에 관한 금언을 찾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싯구, 사랑하고 잃는 것이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때문이었을 것이다. 여하간 테니슨의 작품은 소개되어 있지 않았다.

 

여하간, 에세이를 계속 보다 보면 그 사람의 일관적인 사상, 아니면 그것이 너무 무거운 단어라 생각된다면 삶에 대한 태도, 관점, 습관들이 보이는데, 너무 미화할 것도 없이 그저 우리와 같은 심성을 갖고 작가의 섬세한 관찰력과 필력이 있고, 또 열심히 살아온 사람의 모습. 너무 위대하지도 않고 차라리 소박하고 더욱 인간미있고, 또 한편으로는 인간과 문학, 약자에 대한 마음이 있어 아름다운 글이었다.

 

간혹 본인의 장애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적어놓은 것들도 있고, 그녀의 글에 등장하듯 예이츠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랑 때문에 그런 시를 써낼 수 있었다는 것처럼, 장애때문에 그런 것을 볼 수 있었고 돌아다니기 어려워서 더 많은 독서를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가끔 실패하거나 상처받으면, 그것이 결국에는 인생에 대한 학습과 통찰로 이어지고 한 인격체의 성숙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믿는데, 내가 살아온 인생도 그러했지만 여전히 나는 누군가 묻는다면.. 그런 아픔없이 그저 철없이 사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할 것만 같다.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빼앗긴 대지의 꿈, 쟝 지글러  (0) 2011.03.04
리영희 평전  (0) 2011.01.20
이 세상 끝에 사랑이 있다 하여-황경신  (0) 2009.05.18
한밤으로-황동규  (0) 2009.05.18
문의마을에 가서-고은(05년)  (0) 2009.05.14
이 세상 끝에 사랑이 있다 하여
이 세상 끝까지 갔더니
그 곳은 처음처럼 아득한 낭떠러지였다
저 깊은 곳에서 누군가 나를 부른다
내가 사랑이라고, 어서 오라고 한다
그러나 내게 날개는 없고 혼란만 있다
세월은 흐르고 나는 이곳에 앉아
슬픔도 없는 눈물만 흘리고 있다

사랑을 믿지 못하여
목숨을 걸지 못하여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영희 평전  (0) 2011.01.20
문학의 숲을 거닐다-장영희  (0) 2009.05.22
한밤으로-황동규  (0) 2009.05.18
문의마을에 가서-고은(05년)  (0) 2009.05.14
D에게 보낸 편지:어느 사랑의 역사- 앙드레 고르  (0) 2009.05.14
 

우리 헤어질 땐

서로 가는 곳을 말하지 말자


너에게는 나를 떠나버릴 힘만을

나에게는 그걸 노래부를 힘만을


눈이 왔다, 열한시

펑펑 눈이 왔다, 열한시


창밖에는 상록수들 눈에 덮이고

무엇보다도 희고 아름다운 밤

거기에 내 검은 머리를 들이밀리


눈이 왔다, 열두시

눈이 왔다 모든 소리들

입다물었다, 열두시


너의 일생에 이처럼 고요한 헤어짐이 있었나 보라

자물쇠 소리를 내지 말아라

열어두자 이 고요 속에 우리의 헤어짐을


한시

어디 돌이킬 수 없는 길 가는 청춘을 낭비할 만큼 부유한자 있으리오

어디 이 청춘의 한 모퉁이를 종종 걸음칠 만큼 가난한 자 있으리오

조용하다 지금 모든 것은


두시 두시

말해보라 무엇인가 무엇인가 되고 싶은 너를

밤새 오는 눈, 그것을 맞는 길

그리고 등을 잡고 섰는 나

말해보라 무엇인가 새로 되고 싶은 너를


이 헤어짐이 우리를 저 다른 바깥

저 단단한 떠남으로 만들지 않겠는가

단단함

마음 끊어 끌어낸...


너에게는 떠나버릴 힘만을

나에게는 노래부를 힘만을


-시집 "황동규 시선집"(문학과 지성사)에서

 

 

이 아저씨는 "내 그대를 생각함은..."이라 시작되는 시를 통해 잘 알려진.. 시인. 시집을 보면 그런 말랑 말랑한 시를 쓰는 사람이라고만은 볼 수 없음에도 시인이라면 그렇게 대중적으로 회자되는 시가 한편쯤은 있는 것도 좋겠다 싶다. 테니슨의 친구에 대한 헌사가 마치... 연애시인양 알려진 것처럼이라도. 잊혀지는 것보다, 읽히지 않는 것보다는 백배 낫지 않을까.

 

무엇이 되고 싶은 너.. 무엇인가 되고 싶은 나. 사랑받고 인정받고.. 사랑하는 자에게 의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



겨울 문의(文義)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다다른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어느 죽음만큼

이 세상의 길이 아득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번씩 귀를 달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소백산맥 쪽으로 뻗어간다.

그러나 굽이굽이 삶은 길을 에돌아

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

문득 팔짱 끼고 서서 견디노라면

먼산이 너무 가깝다.

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

죽음이 삶을 꽉 껴안은 채

한 죽음을 무덤으로 받는 것을.

끝까지 참은 뒤

죽음은 이 세상의 인기척을 듣고

저만큼 가서 뒤를 돌아다본다.

지난 여름의 부용꽃인 듯

어쩌면 가장 겸허한 정의인 듯

모든 것은 낮아서

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

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지 않는다.

겨울 문의여 눈이 죽음을 덮은 다음 우리 모두 다 덮을 수 있겠느냐.

 

 

고은의 시. 문의는 충북 청원군의 마을로 지금은 대청댐으로 가라앉았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어제는 입동이라했다. 그래서인지 추워졌다. 겸허한 정의란 무슨 뜻일까.. 궁금하다. 모든 것은 낮아서.. 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 낮은 곳.. 낮은 자.

 

어릴 때 내가 참 보기 싫어하던 어른들이 있었다. 저 사람들.. 이 소중한 인생을 왜 저꼴로 사는가. 목적없이 미친듯이, 돈벌고 이기고, 빼앗고, 악쓰는데 생을 낭비하는 사람들.

 

언제부터였는지 모른다. 정확히 기억하기는 3년전까지는 이런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듯이 스탑을 외치는 내 마음 속의 소리와는 상관없이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마치 가질 수 있을 것처럼 달려가고 있다.

 


D에게보낸편지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프랑스에세이
지은이 앙드레 고르 (학고재, 2007년)
상세보기
앙드레 고르가 '자연적 죽음'을 맞기에도 충분한 나이가 되어, 말하자면 인생의 구차한 꼴 다 보고 굳이 다른 방식을 택하지 않아도 될 것같은 나이에 동반자살을 했다는 신문 기사를 본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의 마지막 저서가, 단 78페이지밖에 안되는 책이 번역되어 출판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랑의 역사.. 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을, '동반자살'과 변하지 않은 희귀한 케이스라 생각하여 칭송하는 것을 보며 그리 마케팅을 하고, 그 비평가와 독자의 공통된 칭송을 받는다는 작가인 김훈 조차도 '나도 그런 사랑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다는 그 문구 덕분에, 철학이나 혹은 정치경제학이나 관심없던 늙은 아저씨들조차도 관심을 보이는 그 책.

 

그래..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프롤레타리아여 안녕. 한때 생태주의와 맑시즘과 정치경제학과 분배에 대한 얘기를 할 때, 십년도 더 오래전 내가 일상 속에서 주35시간 노동으로 실업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가 하는 논의에서도 간간히 들리던 그 이름.

 

그 이름이 사랑의 화신처럼 복귀했다. 마치 중세의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처럼.. (내 보기에 아벨라르는 병신이고 엘로이즈는 사랑이 뭔지 알았던 사람같아, 그 둘의 사랑을 뭔가 영원한 사랑으로 비유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사랑에 대한, 어딘가 존재하고 있는 사랑의 신화의 대상이 되었다.

 

그래.. 역시, 로맨티시즘을 벗어날 수 없는 내가 역시나 그 필을 받아, 오늘 교보문고에 책을 사러 갔더니, 웬걸 그 책이 재고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고민고민하다가, 교보문고와 프랑스책 수입상에 물어본 결과 개인 주문 받으면 2달안에는 받아볼 수 있다는 말에, 즉각 원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어야 하는 우리 시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내가 그걸 참을 수 없어 결국 프랑스 아마존 싸이트에서 주문. 책은 12유로, 배송료 23유로를 지불하고... 이제 그 책을 기다린다. 나의 기쁨의 이 정체는 단순히 갖고 싶은 것을 갖게 되었다는 안도감이 큰 것일까, 아니면.. 그래도 그들의 사랑얘기를 그 사람이 쓴 언어로 읽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때문일까.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밤으로-황동규  (0) 2009.05.18
문의마을에 가서-고은(05년)  (0) 2009.05.14
로마인이야기-시오노나나미(1-15권)  (0) 2009.05.14
<소설>열정의 습관-전경린  (0) 2009.05.14
<소설>미실-김별아  (0) 2009.05.14


로마인이야기세트(전15권)
카테고리 역사/문화 > 세계사 > 건국사/멸망사
지은이 시오노 나나미 (한길사, 2008년)
상세보기
2008년 7월

 

고집쟁이인 나는... 뭔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은근히 좋아하는 나는... 베스트셀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뒷북을 치게 되었다.

 

아직 끝내지 못했지만, 곧 끝낼 것이다. 나는 장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워낙 인내심도 없고.. 현재 14권째. 단지 읽었다는 것이 기특할 따름이다.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가 나오는 곳까지는 재미가 있는데, 그 이후는 은근히 지겨워진다. 역시 무엇인가 활기차고 형성되어 가는 과정과 쇠망의 과정은 그 자체의 매력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점점 신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갖고 오는 불관용과 편협함에 싫증이 나는 터에 로마인이 갖고 있던 신에 대한 생각과 삶, 그리고 계약관계에 대한 중시. 법률에 대한 사고와 자세,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연대의식 등은 매우 매력으로 다가온다.

 

자세히 논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터이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주로 느끼고 생각했던 주제들만 나열해보자면..

 

공화주의/민주주의

커뮤니케이션과 사회발전

리더십

전쟁에서의 전술과 전략

현대 인권사항에 끼친 로마법의 영향

서구 계약관계의 근원

 

등등.. 그렇다고 매우 학술적인 책도 아니고, 때로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과 남성관에 대하여 몹시 불쾌함도 느끼게 되지만.. 그래도 그녀가 로마사람들의 이야기에 천착했다는 것 때문에 참아줄만하다. 이 책은 역사서도 아니라고 본다. 그러기에는 객관성이 떨어진다. 또 다른 의미에서 역사적 글쓰기라는 것은 맞을 것이다. 솔직하게 작가가 자신의 판단과 상상을 덧붙이고 있으니, 그것을 애써 숨기며 객관성이나 전문성을 주장하지 않기에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역시 있다.

한편으로 로마의 장점들이 냉철하게 국가의 유지와 정치적 목적이라고 주장할 뿐, 어떠한 이상주의적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도, 나의 성격에는 맞다.

 

1997년 1월 방문한 로마. 금년 5월에 갈 기회를 놓치게 되어서, 그 아쉬움에 사실 이 책을 붙잡게 되었다. 이제 끝이 난다. 곧. -끝났다..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밤으로-황동규  (0) 2009.05.18
문의마을에 가서-고은(05년)  (0) 2009.05.14
D에게 보낸 편지:어느 사랑의 역사- 앙드레 고르  (0) 2009.05.14
<소설>열정의 습관-전경린  (0) 2009.05.14
<소설>미실-김별아  (0) 2009.05.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