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위... 어찌 어느 여자가 그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남자가 허공을 바라보고 있든, 소시민으로서 그저 역사 속에 휘말리는 인물이든, 동성애자가 되든, 그냥 평범한 경찰관이 되어 여자의 발을 주물러주든, 우유부단해서 사랑하는 여자를 놓치고 저 캄보디아 들어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를 하든, 아니면 정말 국가와 민족을 배신한 냉혈한이든... 그 남자 눈빛은 잊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그 정사가 끝난 후...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눈빛이나 여자가 죽음을 맞는 순간 그녀가 지내던 침대시트를 그저 쓰다듬다 어스름한 조명아래 비치는 그 떨리는 눈길, 눈물이 스며드는 그 눈. 그 남자를 보면 누구든, 남자든 여자든 눈으로 많은 말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구에게나 사랑이 다가오는 순간은 보편적이지 않을까. 지나치게 나의 일상을 일반화시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의심을 풀지 않고 있다가, 마음의 빗장을 걸고 있다가.. 지극히 경계하다가 스며드는 것이 그것이 교묘하게 왔다갔다 하는 아주 초긴장의 상태. 그것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아닌가. 몸이 실존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사실, 사람들은 한 인간의 구성을 영혼과 마음과 몸으로 나누거나 이것저것 나누지만.. 혹자는 남자에게는 마음과 몸이 따로 논다고들 얘기하지만.. 아니다.. 그저 이 물질계에 존재하는 인간에게 몸이란 그저 몸이 아니다. 자기 마음의 현존이며, 실존이다. 욕망이라.. 머리속에, 가슴속에, 혼 속의 욕망이라는 것은 몸을 통해드러난다. 그것이 아니면 방법이 없는데.. 간혹 무시당하고, 혹사당한다.
서늘한 슬픔.. 이틀 내내 간다. 아니다. 그 이상일지 모르겠다. 두 주인공 간의 색과 계의 세계를 오가는 것이야, 수두룩한 인터넷 평가에서 보았을 것이고.. 그저... 영화를 본 내 감상은... 사실 평을 쓴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슬프고 서늘했다.
양조위.. 너무 연기를 잘한다... 아.. 글이 엉망되고 있는 이유는 지금 회사에서 딴짓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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