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8일.
브뤼셀에서 업무를 마치고 오후 3시쯤 왕립미술관에 갔다. 고전과 현대 상설 전시관 관람료는 8유로..
벨기에 네덜란드 등 플랑드르 지방에는 이탈리아 등의 르네상스와는 또 다른 독특한 화풍을 보이는 화가들이 많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정물이나 풍경이 아닌, 우리 식으로 말하면 김홍도나 신윤복같이 사람들의 생활상, 풍속을 그리는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사람들이 브뤼겔 아버지와 아들들이라고 한다.
피터 브뤼겔과 그의 아들 피터 브뤼겔 Jr. 얀 브뤼겔의 얼마 되지 않는 작품 중 대다수가 이 미술관에 있다. 지난 08년 비엔나 미술관에서도 브뤼겔의 작품들을 조금 봤는데, 벨기에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의 수가 훨씬 많은 것같다. 브뤼겔 방에는 아버지 피터와 아들 피터가 그린 거의 똑같은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무, 사람의 묘사가 조금 차이가 드러나긴 하지만, 언뜻 똑같은 그림같이 보이는 그 그림들에 놀라게 된다. 게다가 생전에 그들 아버지와 아들은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전문가들도 어떻게 그렇게 유사한 작품을 그릴 수 있었는지,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많은 가설을 제시하고 있지만 원 그림에다 대고 그린 것은 아닌 것같다는 설이 지배적인 듯 하여 피 속에 흐르는 재능에 대해 신기해하며 감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여하간 두 피터는 아주 흡사하고, 얀 브뤼겔의 그림은 약간 다른 느낌이 있다.
루벤스의 방이 있는데, 플란더스의 개에 나오는 네로가 죽음을 맞이한 '성모승천'과 제목이 같은 그림이 있다. 루벤스는 같은 주제의 그림을 여럿 그린 모양인데, 안트워프 성당에 있는 성모승천 그림이 나아보인다.
또 유명한 그림. 다비드가 그린 프랑스 혁명가 '마라의 죽음', 헨리 무어의 조각품 등이 있고, 5시 40분이 되자 나가라는 소리에 자세히 보지는 못한 현대미술관도 예상을 뛰어넘는 콜렉션을 보여주었다. 내 느낌으로는 퐁피두 센터의 콜렉션을 능가하는 정도랄까... 상당히 훌륭한 작품들이며, 현대미술관쪽 입구에 서 있는 거대한 아르테미스 여신처럼 보이는 여성의 조각품도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돌아다니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펜하겐 스케치 2 (0) | 2010.06.19 |
---|---|
코펜하겐 스케치 1 (0) | 2010.06.19 |
카쿠노다테 (0) | 2009.08.30 |
다자와코 (0) | 2009.08.30 |
유뽀뽀 산장(09.08.03.-06.) (0) | 2009.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