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겨우 방문. 카카오 계정을 삭제하고 다시 개설하니 카카오페이나 계좌도 연결되지 않고 티스토리 블로그도 연결되지 않았다. 이전 내가 쓰던 파란메일도 다음계정과 연동되었다가 다시 카카오.. 이게 사라졌다. 분노의 메일을 고객센터로 보냈지만 해결불가. 

 

나는 10년에 한번쯤은 핸드폰 번호를 바꾸는데, 이게 10년전과는 차원이 다른 번거로움이 생겼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 이제 바꾸지 않는 편이 나을 것같다. 

 

간혹 비공개로 이 블로그에 일기같은 걸 남겼다. 블로그 개설 후 십여년이 지난 지금 나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는데 저 사진은 참으로 어색하다. 어느 순간 과거의 오늘이, 생생하기 보다 뿌연 옛날 사진처럼, 기억처럼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그때 인생의 한 시절이 끝난다는 느낌이 든다. 대학 1학년의 사진도 그랬다. 동시대의 일처럼 느껴지다가 아 저게 옛날 일이네, 참 촌스럽네 이런 감상이 생기는 순간. 

 

무얼 쓸 지 모른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리 나를 내보이고자 하는 열정이 넘치는 것도 아니고,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열망도 크니까. 그저 가는대로 가보자.

돌이켜 보면 꽤 오래되었다. 

내가 처음 영국에 간 것은 1998년인가 97년인가 여하간 겨울이어서, 회색빛 그 도시의 인상이 무척 좋지 않았다. 음식은 비싸고 맛없고, 정말 이 도시가 뭐가 좋다고.. 이런 생각에 그 이후에 유럽 여러번 가도 영국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다가.. 

 

2013년 9월에 런던에 갔는데 너무나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단 하루 밖에 안되는 일정..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 갔다. 템즈강변을 따라 있는 산책길을 걸어, 옛날 발전소를 개조한 그 곳은 상설전시는 무료였고 특별전까지 포함해야 돈을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서 주요 작품만 번개처럼-어째 난 박물관에서 허용되는데도 그림의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한다. 

 

맑스 레닌의 모습도 있다는 것도 흥미롭고, 그 유명한 피카소의 작품들도 실제 보니 도록으로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런던에 간다면 무조건 하루는 할애해서 찬찬히 보아야 할 미술관이다. 

미술관에서 나서 강 반대편으로 걸어갈 수 있는 다리도 제법 괜찮다. 단 런던의 날씨가 좋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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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4월 10일 섬진강에 가서,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10리길을 왕복하며

생애 그렇게 많은 벚꽃은 처음이었다. 아마도 이번주는 내내 만개한 꽃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주말정도는 꽃잎이 눈이 되어 내릴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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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서산 쪽으로 여행을 갔다. 간월도에 들러 새조개 샤브를 먹고, 간월암을 구경하고... 꽃지 해수욕장의 할머니 할아버지 바위는 너무나 안개가 자욱해서 가까이 가야만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있었다. 

제법 쌀쌀한 나이, 노을 펜션에서 자고서는 덕숭산, 수덕여관의 여승 김일엽, 모윤숙, 이응로의 얘기도 듣고, 바위틈에 새긴 그림도 보고, 수덕사를 구경하고

해미읍성 구경을 하고, 동네에서 오래된 쇠머리 국밥을 먹고 리솜리조트에 가서 목욕을 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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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대지의꿈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복지 > 사회문제 > 인권문제
지은이 장 지글러 (갈라파고스, 2010년)
상세보기

쟝 지글러의 책은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된 '시크릿가든'에서 우리 주원이가 꼼꼼하게 읽고 있던 책,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가 소개된 바 있다. 이 책은 여러군데에서 우수 도서로 선정되어, 제법 팔린 책이다. 

쟝 지글러는 유엔인권위원회(지금은 인권이사회가 된 옛날 기구) 의 식량권(right to food)담당 특별보고관으로 임명되어 활동하면서, 개인의 권리로서 식량에 대한 권리에 대한 연구, 조사, 국가 방문을 통해 한 국가 내 사람들의 식량권을 보장하는 것이 잘 되지 않는 이유, 한편으로 식량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의 이면에 있는 얘기들을 풀어내었다. 이 책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얘기하는 톤을 취하고 있고, 짧은 글로서 구성되어 있어 언뜻 어렵지 않으나 그 뒤에 숨겨진 주장, 논리는 결코 간단치 않은 것들이다. 

그 후 빼앗긴 대지의 꿈은 더욱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바로 '기억'과 '미래'의 문제이다. 서구는 제국주의의 기억을쉽게 잊었고, 그 망각은 인종차별적이다. 바로 유태인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안다. 여하간 노예무역을 통해 국가의 지도자로 올라간 사람들의 자손대대 후손들이 유럽 사회의 지도자가 되고, 그들의 이름이 아름다운 프랑스 보르도 거리 이름곳곳에 남아 있고.. 그런 무심함을 드러내는 통에, 

노예무역의 피해자가 되고, 식민지배를 당하고, 인종차별을 당하고 했던 제 3세계 사람들의 기억과 상처가 더욱 썩어 문드러지는 통에, 규범적 차원에서 인권의 발전을 논하는 국제사회의 장이 국제정치 현실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그리고, 그 문제점들이 첨예하게 드러나는 국가의 사례로서 나이지리아가 등장하고, 그에 대한 해결, 혹은 희망의 전초를 보여주는 국가로서 볼리비아가 등장한다. 그의 볼리비아에 대한 설명을 듣노라면 볼리비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의 인디언식 대통령 취임식 묘사는 그야 말로 눈물을 자아낸다. 그의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보통, 이미 세계화되어있고 자본과 세계은행, IMF가 결탁하고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한 국가의 권한을 지배해버리고 마는 현 상황에서 쉽게 낙담하곤 하는데, 과연 볼리비아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글러의 책 속에는 국제 인권, 외교계의 면면, 일이 이루어지는 방식과 아름답고 거대하나 언제나 공허한 언어로 들리는 아름다운 인류의 지향이 실제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속칭 세계 정부로 일하는 유엔이 얼마나 균형을 상실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나는 우리 사회에서는, 이렇게 국제인권에 대한 이해가 그저 맹아의 단계에 불과한 상황에서는 냉정하고 현실적인 이해의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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