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에게보낸편지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프랑스에세이
지은이 앙드레 고르 (학고재, 2007년)
상세보기
앙드레 고르가 '자연적 죽음'을 맞기에도 충분한 나이가 되어, 말하자면 인생의 구차한 꼴 다 보고 굳이 다른 방식을 택하지 않아도 될 것같은 나이에 동반자살을 했다는 신문 기사를 본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의 마지막 저서가, 단 78페이지밖에 안되는 책이 번역되어 출판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랑의 역사.. 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을, '동반자살'과 변하지 않은 희귀한 케이스라 생각하여 칭송하는 것을 보며 그리 마케팅을 하고, 그 비평가와 독자의 공통된 칭송을 받는다는 작가인 김훈 조차도 '나도 그런 사랑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다는 그 문구 덕분에, 철학이나 혹은 정치경제학이나 관심없던 늙은 아저씨들조차도 관심을 보이는 그 책.

 

그래..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프롤레타리아여 안녕. 한때 생태주의와 맑시즘과 정치경제학과 분배에 대한 얘기를 할 때, 십년도 더 오래전 내가 일상 속에서 주35시간 노동으로 실업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가 하는 논의에서도 간간히 들리던 그 이름.

 

그 이름이 사랑의 화신처럼 복귀했다. 마치 중세의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처럼.. (내 보기에 아벨라르는 병신이고 엘로이즈는 사랑이 뭔지 알았던 사람같아, 그 둘의 사랑을 뭔가 영원한 사랑으로 비유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사랑에 대한, 어딘가 존재하고 있는 사랑의 신화의 대상이 되었다.

 

그래.. 역시, 로맨티시즘을 벗어날 수 없는 내가 역시나 그 필을 받아, 오늘 교보문고에 책을 사러 갔더니, 웬걸 그 책이 재고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고민고민하다가, 교보문고와 프랑스책 수입상에 물어본 결과 개인 주문 받으면 2달안에는 받아볼 수 있다는 말에, 즉각 원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어야 하는 우리 시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내가 그걸 참을 수 없어 결국 프랑스 아마존 싸이트에서 주문. 책은 12유로, 배송료 23유로를 지불하고... 이제 그 책을 기다린다. 나의 기쁨의 이 정체는 단순히 갖고 싶은 것을 갖게 되었다는 안도감이 큰 것일까, 아니면.. 그래도 그들의 사랑얘기를 그 사람이 쓴 언어로 읽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때문일까.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밤으로-황동규  (0) 2009.05.18
문의마을에 가서-고은(05년)  (0) 2009.05.14
로마인이야기-시오노나나미(1-15권)  (0) 2009.05.14
<소설>열정의 습관-전경린  (0) 2009.05.14
<소설>미실-김별아  (0) 2009.05.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