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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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전경린 (이룸(김현주),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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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경린의 소설, 열정의 습관을 절반 정도 읽었다. 저녁 7시 경부터.. 오늘 자료실에 내려가서 그냥 소설 몇 개를 꺼내들었는데, 워낙 자료실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 생각해서인지 소설은 별로 있지도 않고 있는 거라곤 대하소설류이고... 어지간한 것들은 다 본 거고, 그래서 읽지 않은 것을 꺼내다 보니 이런 결과..

 

이 여자는 성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여자들의 소설이 대게 그렇듯이 성과 삶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확인과 성장과 심지어는 죽음까지 뭉뚱그려 놓아 묘사 자체가 적나라하더라도 읽는 내 입장에서는 전혀 적나라하지가 않다. 오히려... 성에 대하여 써놓은 글들을 보면 왜 내 입장에서는 그리도 슬프게 느껴지는지.. 글자들 사이에 물기가 축축하게 베어있는 것만같다.

 

이승환의 그대는 모릅니다.. 라이브를 들으면서 그때 비슷한 느낌을 갖는다. 기억은 잊었으나 가슴속에 방한군데 웅크리고 있던 감상들이다. 가끔 당혹스럽지만, 그걸 찬찬히 느끼지도 않고 애써 지우지도 않은 채 그렇게 나는 견디고 있다.

2005년 12월

 

이 여자의 글을 읽는 내가 지금 느끼는 슬픔은 마치 그 옛날 내 마음의 옥탑방을 읽은 후의 그 먹먹함 비슷하다. 요즘은 슬픔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한다. 비극에 대해서.. 그리스 비극에 대해서, 니체가 찬사한 비극에 대하여, 인간의 에너지에 대하여.. 삶의 의미에 대하여.. 가끔 글을 쓰다가 역시 내공이 모자라 엎어버리긴 했지만, 언젠가 이 슬픔에 대하여 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투명해서 더 슬프다는 말을 이해할 것같은... 그래서 나의 요즘 생활에 벗삼은 또 하나..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들어봐라. 전곡을... 겨울 눈덮인 세상, 눈은 부시지만 내딛는 발걸음 더욱 힘들어진 세상, 길인지 아닌지도 분간할 수 없이, 슬펐다가 넘어섰다가 아무것도 아닌 듯 수용하는 듯 하여 더욱 슬픈 그 음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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